K리그 승부조작 사건으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영구제명 당한 최성국(39세) 씨가 몰래 유소년 팀 지도자로 활동 중인 모습이 <스포츠니어스> 취재를 통해 포착됐다.
최성국 씨는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소재의 법원체육공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약 두 시간 가량 고등학생 선수들을 직접 지도했다. 이 선수단은 파주고려FC U-18 팀이다. 최성국 씨는 <스포츠니어스> 취재 결과 지난 2019년부터 이 클럽에서 실질적인 감독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성국 씨는 이날 훈련장에서 직접 선수들에게 시범을 보이고 지시를 하며 훈련을 주도했다.
최성국 씨는 축구계에서 퇴출된 인물이다. 최성국 씨는 지난 2010년 광주상무 소속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하고 동료 선수를 승부조작에 끌어들이는 브로커 역할까지 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승부조작 사실을 극구 부인하다가 자신신고 기간 막판에 자수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최성국 씨는 승부조작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대한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됐다. 영구 제명은 축구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최고 수준의 징계다.
최성국 씨는 이후에도 반성은커녕 해외 진출을 타진해 또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최성국 씨는 마케도니아 1부 리그 라보트니키 입단을 추진해 더 큰 논란을 낳았다.
선수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일종의 꼼수였다. 최성국 씨는 법정으로부터 집행유예 판결까지 받았지만 승부조작 가담에 대한 반성 없이 곧장 마케도니아로 날아가 데뷔전까지 치렀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의 영구제명 징계가 전 세계적으로 유효하다”면서 이를 마케도니아 축구협회에 통보했고 결국 최성국 씨의 마케도니아 생활은 한 달여 만에 끝나게 됐다. 반성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려던 그의 행동에 축구계는 분노했다.
하지만 최성국 씨는 현재 클럽팀에서 사실상 감독 역할을 하고 있다. 파주고려FC는 클럽팀이지만 사실상 특정 고등학교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선수들은 파주 율곡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면서 학업이 끝나면 다같이 학교 밖으로 나가 훈련을 하는 시스템이다. 율곡고등학교는 축구부를 클럽팀인 파주고려FC U-18과 연계했고 야구부 역시 해단 후 클럽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파주고려FC U-18 팀은 2016년 창단된 뒤 2019년부터 현 지도자 체제로 전환됐다. 대외적으로는 2019년부터 K 모 감독이 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팀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선수들을 지도하는 건 최성국 씨다. 영구 제명을 당한 뒤 지도자 자격증도 딸 수 없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아이들을 지도할 수도 없는 최성국 씨가 편법을 쓴 것이다. 최성국 씨와 K 감독은 고려대학교 축구부 동기다. 2019년 파주고려FC U-18 팀을 맡으면서 대외적으로는 K 감독이 나서고 실질적인 운영과 지도는 최성국 씨가 하게 됐다. 최성국 씨는 파주고려FC 선수단 숙소에서 생활하며 서울을 오가고 공식 대회가 열릴 때면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몰래 경기를 지켜본다.
이날 훈련에서도 최성국 씨는 여느 감독과 다를 것 없이 선수들을 지도했다. 한 관계자는 “이미 학부모들과 지역에 최성국 씨가 감독으로 와 있다는 사실은 다 알려져 있다”면서 “다 쉬쉬하고 있다. 매일 최성국 씨가 나와서 아이들을 지도한다. 물론 당연히 최성국 씨는 지도자 활동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꼬박 꼬박 월급을 받는다”고 전했다. 파주고려FC U-18 팀은 선수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최성국 씨가 이 회비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에서 완전히 퇴출 처분을 받은 그가 축구를 이용해 영리 활동을 수년 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성국 씨의 존재를 율곡고등학교에서도 다 안다”면서 “최근에는 율곡고에 최성국 씨가 간 적도 있다. 학교 측에서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지도자 최성국을 소개한다’며 교직원에게 인사를 시킨 적도 있다. 최성국 씨의 승부조작과 영구 제명에 대해 당연히 학교에서 모를 수가 없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제명 당한 최성국 씨는 지도자 자격증 취득도 할 수 없고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팀의 지도자로 이름을 올릴 수도 없지만 대학 시절 동기의 이름을 빌려 편법을 써 활동 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한 바 있다. 특히 사면 대상에는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제명된 선수 50명 가운데 48명도 포함했다.
최성국 씨의 이름도 여기에 포함됐다. 하지만 승부조작 사건의 당사자들을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유로 충분한 논의 과정도 없이 갑작스럽게 사면한 데 대해 축구계 안팎에선 거센 역풍이 일었고 결국 협회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사면을 철회했다.
이후 논란 끝에 협회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는 등 후폭풍은 여전하다. 하지만 승부조작범 사면 논란으로 축구계가 뒤흔들리고 있는 이 상황에서도 <스포츠니어스>가 단독 포착한 영구 제명 당사자는 축구로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 승부조작으로 축구계에서 퇴출되어야 할 인물은 여전히 고등학교 선수들을 지도하며 몰래 활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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