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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넓다(온세상)

1차전 0:0, 2차 전 벼랑끝 승부 예고, 박항서(베트남):신태용(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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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신태용 '장외 신경전'... 2차전 '벼랑 끝 승부' 예고
동남아 월드컵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베트남.인도네시아, 준결승 2차전 원정 다득점 규정 사라져...


박항서(왼쪽)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준결승전에서 처음 맞대결을 펼친 박항서(66)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과 신태용(53) 인도네시아 감독이 경기 후 '장외 신경전'을 펼쳤다. 결승 진출권 단 한 장을 놓고 다투게 될 4강, 1차전 0:0 무승부, 2차전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맞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6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트라에서 열린 2022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4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 대회는 전 대회까지 AFF 스즈키컵(스폰서)으로 불렸던 대회로, 지난 2018년 이른바 '박항서 매직'이 빛났던 대회이기도 하다.

앞서 베트남은 조별리그 B조를 1위(3승 1무), 인도네시아는 A조 2위(3승 1무)로 각각 통과해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첫 맞대결을 펼쳤다. 점유율은 베트남이 더 높았으나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인도네시아가 슈팅 수에서는 오히려 더 앞섰다. 후반엔 그라운드 안에서 거친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다만 어느 팀도 서로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으로 비겼다.

선수들 간 신경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과 신 감독 간 '장외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베트남넷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경기 시간이 오후 7시 30분에서 오후 4시 30분으로 앞당겨졌지만, 어쨌든 두 팀이 같은 조건이었던 만큼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면서 "인도네시아도 물론 좋은 팀이다. 신 감독 부임 후 강해졌다. 그래도 베트남이 더 강하고, 더 많이 이겼다"고 말했다. 경기 시간 변경에 대한 불만과 함께 양 팀 간 전력에서의 우위를 강조한 것이다.

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4강 1차전에서 치열한 볼경합 중인 베트남-인도네시아 선수들

신태용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신 감독은 "(박항서 감독의 말대로) 베트남이 더 강하다면, 왜 이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는가"라고 맞섰다. 이어 "선수들은 열심히 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많은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살리지 못했다"면서 "그래도 예전의 인도네시아가 아니다. 원정 2차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과 악수를 피한 듯한 장면을 두고 인도네시아 현지 기자의 질문도 나왔는데, 신 감독은 "나는 악수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박 감독님이 돌아서서 나도 멈췄을 뿐"이라며 웃어 넘겼다.

날 선 신경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결승전을 목전에 둔 만큼 어느 감독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자연스레 시선은 두 팀이 펼치게 될 '운명의 2차전'으로 향한다. 오는 9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4강전 마지막 경기다.

원정 다득점 규정이 사라져 2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만약 2차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득점 수와 상관 없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통해 결승 진출팀을 가리게 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이후 두 대회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신태용 감독은 두 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자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한편 4강 반대편 대진에는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가 태국과 격돌한다. 만약 말레이시아가 결승에 진출하면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감독 간 결승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손상우는 박항서 감독을 원한다.~^^